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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


[킁킁] 숨을 콧구멍으로 띄엄띄엄 세차게 내쉬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글; 국어단어장 큐레이터 정지은

http://goo.gl/mA9AR



살면서 가장 로맨틱한 순간이 언제였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전 이렇게 대답했어요. "꼬꼬마 초등학생 때 일인데요, 학교 가는 길에 라일락 나무가 몇 그루 있었어요. 늦봄에서 초여름 쯤에 라일락꽃이 아주 흐드러지게 피면 그 보랏빛을 보는 게 참 좋았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등교길엔 학교에 가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그 라일락 나무에 신경을 못썼는데, 하교길엔 나무를 마주하기 몇 미터 전부터 라일락 향기가 났어요. 보라색 꽃잎이 후드득 떨어진 그 길을 걸으며 라일락 향기를 맡았던 그때가 가장 낭만적인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우리의 오감 중에서 가장 민감한 것이 후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 냄새로 하여금 그와 관련된 특정한 기억이 연상되기도 하니까요. 입춘, 우수 그리고 경칩까지 올해도 벌써 3개의 절기가 지나갔습니다.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났고, 곧 새싹들도 파릇파릇 피어나겠지요. 킁킁, 아직까지는 아무 냄새도 안 납니다. 우리가 맡게 될 첫 향기는 과연 무엇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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