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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NAK] 런웨이에 갇힌 패션, 탈출하다 - 룩티크와 디그낙


<런웨이에 갇힌 패션, 탈출하다>

Edited by 정지은

 

 

복합명사 '패션쇼'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디자이너들이 만든 새로운 의상들을 모아서 모델들에게 입히고 관객들에서 보여주는 행사'

 

불과 4~5년 전만 해도 '패션쇼'라는 단어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패션'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신진 디자이너들의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시도를 통해 패션 못지않게 ''의 의미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무대 예술에서, 춤과 노래 따위의 시각적 요소를 다채롭게 보여주는 오락'이라는 뜻을 가진 쇼 자체가 중요한 관람 포인트가 된 셈이죠. 그래서일까요? 서울패션위크에서도 젊은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퍼포먼스가 강화된 신선한 패션쇼가 연출됐습니다.

 

 

 

 

6월의 어느날, 런웨이 위에 갇혀 있던 패션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대표적인 디자이너, 디그낙의 강동준 실장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만남 전, 룩티크 에디터들은 사실 설렘반 긴장반이었어요. ^^;

하지만 수수한 옷차림의 강동준 실장님을 뵈자 그 자리가 딱딱하고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팍!

취재 느낌의 인터뷰라기보단 먼저 경험해본 멘토와의 대화라고나 할까요, 디자이너도 같은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던 강동준 실장님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초등학생 때부터 자신의 옷은 자신이 골랐다는 강 실장님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뮤즈가 누구냐는 것. 이 질문에 대해 그는 '뮤즈는 딱히 없고, 많은 사람들이 디그낙을 입었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아이디어 구상에 대해서는 에디터로 궁금했던 지라 집중하고 들었습니다.

역시나 그는 사실 딱히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지는 않고, 거의 개인 감정이나 상황에서 컨셉트가 정해진다고 답했습니다.

 

2011 S/S 컨셉트인 '워커홀릭'의 비화를 들어볼까요?

"4월 초 파리 트라노이에 참가할 수 있게 되어 준비를 시작했어요. 3월에 패션쇼를 하고 6월 중순까지 트라노이를 준비해야 해서 정신없이 쉬지도 못하고 일했죠. 그러다 문득 내가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하나 생각을 하다가 워커홀릭이라는 컨셉트가 떠올랐죠"

 

가장 최근의 2012 F/W 쇼에 대한 이야기로 나왔습니다. 마술을 접목시킨, 모델들의 자유로운 워킹이 인상적이었다는 호평이 있는 반면, 옷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혹평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어요.

그는 디자이너가 좀 더 대중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사실 상류층(?) 문화였던 과거 패션쇼는 소수의 패션계 인사들만의 장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최근 패션쇼는 관객이 참여하기도 하고, 유튜브나 트위터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

 

디그낙의 2012 F/W 쇼에서도 마술사 이은결씨가 관객과 함께 퍼포먼스를 한다던가, 모델 김우빈씨가 워킹 도중 객석에 앉는 등 과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강동준 실장님은 모델들에게 딱딱한 캣워크보다는 최대한 자유롭게 걸으라고 주문하셨답니다. 덕분에 쇼 내내 엄숙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관객들의 미소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 룩티크 5월호에 실린 백스테이지 모습들!

 

 

 

 

거의 모든 남성복 브랜드가 거쳐간 유종수 봉제사는 디그낙의 옷을 '기본을 지키는 수트'라고 표현했습니다. 또한 그는 '작은 디테일로 쇼 퍼포먼스를 가미하기도 하지만 수트의 기본에서 벗어남은 없다. 컬러로 블랙, 그레이 등을 즐기고, 포인트 컬러 사용도 자제하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고 하네요.

 

최근 들어 '초심'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는 강동준 실장님은 국내 남성복 최초로 밀란 컬렉션에 도전중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노력중인 그의 도전에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참, 요즘 유튜브와 SNS 등 온라인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계신 강 실장님은 룩티크 에디터들에게만 다음 쇼의 팁을 하나 주셨어요. 바로 패션 필름!

조르지오 아르마니도 '패션은 새로운 언어로 표현될 필요가 있다. 영상은 패션을 표현할 수 있는 적합한 방식이라고 본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런웨이 쇼와 영상의 결합.

벌써부터 디그낙의 다음 시즌이 궁금해지는데요, 그때까지 룩티크를 보면서 기다리죠 우리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