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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야.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 치킨집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길래 열린 문으로 살짝 들여다봤더니 엄마가 딱!

엄마 누구랑 왔어? 물었더니 아빠.

아빠 뒷모습도 못 알아봤다. 엄마가 들어오래서 들어갔다. 점심 이후로 라떼 한 잔만 마셔서 배가 엄청 고팠으니까.

뭐 시켰냐니까 골뱅이 feat-소면. 치킨 먹고 싶었는데 집에 있는 남동생까지 내려오라고 해서 결국 치킨도 시켰다.

우리집 장여사는 맥주 마시면 배만 부르다는 여인이라 소주를 마시고 나와 아빠는 생맥주를 마셨다.

여동생은 버스를 타고 오는 중이라고 했다. 기다리면서 다같이 함냐함냐함.

도착했다는 전화를 엄마가 받고 다들 일어섰다. 이 기지배가 먼저 말도 안 걸길래 나는 아예 쳐다도 안 봤다. 이 나이 먹고 좀 웃긴 대응이지만 걘 너무 지밖에 몰라서 그래도 싸다. 

계산하고 나오는데 엄마 우산이 없어진 걸 발견했다. 엄마가 어머 그거 우리 작은 딸이 사준건데 하며 주인 아줌마한테 얘기하길래 그거 내가 사줬거든 했더니 어 그래 이런다. 뭐가 이러냐. 누군지 왜 남의 우산을 집어가고 난리야. 그래서 엄빠가 한 우산을 같이 쓰고 우리 나머지 셋은 각자 쓰고 걸었다.

제일 앞에 가는 싹퉁바가지는 남친 청남방을 걸치고 걸어가는 게 보였다. 잘났다. 나쁜 기지배. 그 뒤로 남동생이 걷고, 그 뒤를 엄빠가, 그 뒤를 내가 걸었다.

아빠가 엄마에게 어깨 동무를 하고 걸어가는데 투닥투닥하는 날이 있긴 해도 부부는 부부구나 싶었다. 퍽 다정해보였고, 퍽 기쁘기도.

청남방, 어깨 동무, 밤, 비, 주황색 가로등, 알딸딸함을 버무린 외로움을 나 혼자 호로록 호로록.


암튼 나는 어디서 오는 길이었냐면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에 갔다가 삼청동에 들렀다 집에 왔다. 티켓 계산하려다가 직원이 혹시 대학생이세요 묻길래 네 맞아요 했더니 무료였다. 


프란시스 하 개봉하는 날 봤는데 완전 좋았다. 어제 시네마톡하길래 한번 더 보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취소표가 하나도 없었다. 이동진 평론가의 인기는 날로 높아진다. 암튼 프란시스 하는 한번 더 볼 거다.


샤워하면서 블로그에 이렇게 써야지 생각 많이 했는데 쓰고 나니 이거 아닌 거 같다. 유치뽕짝이다. 초딩이 일기쓴 줄 알겠네. 몰라 누가 읽겠냐. 요즘에 블로그 유입하던 자들 다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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