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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익을 보고 난 후 정말 오랜만에 혼자 영화를 보러 갔다.

역시 영화는 혼자 봐야 제맛.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봤는데 굉장히 좋았다.

잘생쁨 돋는 레아 세이두를 보며 내내 감탄했고

아델을 보며 아 이런 사람이 매력적인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러닝 타임이 세 시간이라서 좋았고 

영화를 다 보고 나왔는데도 하늘이 밝아서 더 좋았다.

이제는 캄캄한 것보다 환한 게 더 좋다.



내 옆 두 자리에 모녀가 앉았는데

아델과 엠마가 이별을 인정하는 장면에서 그 엄마가 눈물을 많이 흘리셨다.

엄마와 딸이 이런 스토리의 영화를 같이 보러 오는 게 퍽 신기하고 부럽기도 했다.

저녁에 가족들 다같이 소파에 앉아 드라마를 보는데
남동생이 오늘 어떤 여남(女男)이 길거리에서 키스를 하는 걸 봤다고 했더니

엄마는 세상이 점점 이상해진다(?)고 했다. 

이런 영화를 보면 기함을 할 게 뻔하다(?). 뭐 아닐지도 모르고.



1월 학원은 애매한 오후 시간대 수업이라 뭘 하기에 굉장히 어정쩡했는데

2월 강의는 오전으로 등록했다. 



최근에 나타난 이상한 변화가 있다면

해를 향한 애정이 솟구치는 반면 달을 좀 멀리해야 겠다는 생각,

그리고 무한 애정이었던 겨울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이 생겼다는 것.



절대적인 것은 없다.

그 어떤 것도 함부로 정의내릴 수 없다.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들고 있던 청첩장을 우연히 봤는데

거기 적힌 신부 이름이 친구의 그것과 같았다. 오랜만에 그 친구에게 연락을 했더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아름다운 영화를 보면서 이 생각 저 생각이 많아졌고

카페에서 햇볕이 가장 잘 드는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겉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정신만 바짝 차리면 모든 건 수월하게 풀릴 것이다.



좋은 영화도 많이 보고, 깔끔한 문장이 실린 책도 많이 읽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며 햇살을 많이 받는 2월을 보내기로 약속했다.



합정-상수 카페 투어를 나설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좋은 곳은 많이 봐 뒀다.



익명의 사람이 나에게 좋은 관찰자 같다고 했다.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이제는 동시에 좋은 경험자이고도 싶다.



휴대폰은 다시 거대 시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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