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갈수록 나이값을 못하니?
눈에 가득 차오른 물을 흘리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엔 떨어뜨렸다.
식사를 마치지 않았으나 방으로 들어왔다.
며칠 동안 여행을 떠나는 엄마는 어김없이 '네가 맏이니까'를 연발하며 내게 이것저것 시키기에 여념 없었다. 우리 삼남매는 모두 성인인데 왜 모든 일은 나에게만 맡기는 걸까? 왜 밥도 내가 다 차려 쳐먹여야 하고 왜 설거지는 나만 해야 하고 왜 빨래는 나만 널고 개야 하며 왜왜왜왜왜
근데 엄마는 왜 항상 나한테만 이런 얘기해?
그럼 내가 누구한테 하니? 네가 맏인데.
그러니까 왜 나만 그래야 하냐고. 왜 다들 당연하다는 듯 먹고 치우지도 않고 그냥 나가는데?
넌 왜 갈수록 나이값을 못하니? 왜 점점 속이 좁아져?
내가 하지 못한 나이값은
어렸을 때 부리지 못한 어리광과
풋풋할 때 하지 못한 연애가 다다.
유감이다, 내가 나이값을 하지 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