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

기형도


<병>


내 얼굴이 한 폭 낯선 풍경화로 보이기

시작한 이후, 나는 주어를 잃고 헤매이는

가지 잘린 늙은 나무가 되었다.


가끔씩 숨이 턱턱 막히는 어둠에 체해

반 토막 영혼을 뒤틀어 눈을 뜨면

잔인하게 죽어간 붉은 세월이 곱게 접혀 있는

단단한 몸통 위에,

사람아, 사람아 단풍든다.

아아, 노랗게 단풍든다.





'3' 카테고리의 다른 글

Tape Five-Love On A Rainy Day  (0) 2014.08.28
The Neighbourhood-Sweater Weather  (0) 2014.08.28
나태주  (0) 2014.08.22
이정하  (0) 2014.08.22
Club505-있잖아  (0) 2014.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