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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렇다고



시험 끝난 날 명동에 놀러갔다.

전날 밤을 샜고, 점심을 거르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느라 피곤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였다.


버스를 탔는데 퇴근 시간이라 차가 엄청 밀렸다.

앉지도 못하고 서서 가는데 내가 탄 정류장보다 하나 더 가서 어떤 커플이 탔다.

커플티는 아니었는데 상의 색깔이 똑같았다.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없는 민트색이었다.

똑같아야만 커플티냐 작정하고 색 맞춰 입으면 커플티지


암튼 그 둘이 내 옆에 섰다.

길이 막힌데다가 들 게 많아서 무거웠고 공복이라 짜증이 엄청 났다.

근데 그 민트 여자가 또 혀가 반쯤 없는 게 아닌가


혀짧은 목소리로 민트 남자와 대화를 하는데 듣기가 좀 그랬다.

나이가 정말 어린가 아니면 저렇게 해야 남자를 만나는 것인가 민트 여자의 말을 들으며 온갖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왔다.

그 사람들은 신사에서 내렸고 나는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렸다.

참 피곤한 하루였다.




오늘 아니 어제 엄마랑 동네 산책을 나갔다.

조금 멀리 떨어진 공원까지 갔는데 농구 골대 하나를 자리잡고 있는 남녀가 보였다. 부부인 것 같았다.

얼핏 보고 와 부부가 농구 시합도 하고 재밌네 이렇게 생각했는데

벤치에 앉아 가만히 보니 남자가 굉장한 폼을 잡고 있었다. 사실 슛이 들어간 횟수는 적었는데 여자를 의식해서인지 엄청난 모양으로 공을 다뤘다.

근데 그게 참 어색했다.



결론은 오늘 엄마랑 치맥했다.




이걸 지금 왜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괜히 심술을 부리고 있네.

다들 아름다운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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