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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위로할 것


당신 말처럼 누가 먼 앞날에 대해 알겠어요. 하지만 난 시시하게 살진 않을 거예요.
지금하고 변한 게 하나도 없이 나이만 먹었다고 하더라도 날 시시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구요.

이곳에서 나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2010년을 회피하고 싶었고
이 불운한 시간이 어서 지나가길 바라며 귀를 막고 눈을 꼭 감은 채 세상과의 차단 속에서 아무일 없다는 듯 지내고 싶었다.


I was born tomorrow,
today I live,
yesterday killed me.


나의 거짓말은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았고 피해를 입히지 않는 범위의 것이었다.
나 역시 내가 만들어 낸 거짓말에 스스로를 위로 받았고 조금 더 세상을 넓게 입체적으로 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오히려 사실만을 말하는 것보다 가끔은 거짓말 속에 지내보는 것이 점점 더 진실에 가까워진다는 것, 그것이었다.


말도 잘 안 통하고 어느 것 하나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수고와 위험을 포함시키면서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했지. 어쩌면 내가 너무 감정적이어서 아주 잠시 착각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고 아니면 아주 징글징글하게 질려버린 건지도 모르지. 솔직히 이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돌아간다 해도 그 안에서 살아갈 자신이 없어. 이제는 거기서 숨을 쉴 수 없을 거 같아.


그녀는 이제까지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학교와 직장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 받으면서 지내온 그녀였지만
그 테두리를 벗어나 낭만적으로 꿈꾸던 곳에 와서 자존심이 무참히 짓밟히는 경험을 하고 나니
자기가 얼마나 얄팍했으며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이 특별하지도 않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 순간
우리는 모든 걸 바닥에 내려두고 다시 새로운 세상 한가운데로 부상할 것이다. 화.이.팅!


우린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를 가지고 태어났으니 떠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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