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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s to come



엄마, 남편, 직업의 족쇄에서 처음으로 풀려난 나탈리. 그때 넘겨 받은 고양이 '판도라'가 자유의 상징으로서 인상적이다(나탈리가 가지고 다니는 케이지는 '판도라의 상자'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녀가 간과했던 사실은 고양이도 짐이라는 것. 사람은 자유를 갈구하지만 자유의 매서운 책임감이나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실존주의적 허무함을 견디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자유로운 사람보다 케이지를 닫고 자유의 희망을 품은 사람이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왓챠


원하는 것을 얻어야만 행복한 것이 아닌, 그것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그 기대감만으로 행복할 수 있기에 지금의 불행은 감내할 수 있는 것이다. -왓챠


우리는 행복을 기대한다. 만일 행복이 안 온다면 희망은 지속되며 이 상태는 자체로서 충족된다. 그 근심에서 나온 일종의 쾌락은 현실을 보완하고 더 낫게 만들기도 한다. 원할 게 없는 자에게 화 있으라. 그는 가진 것을 모두 잃는다. 원하던 것을 얻고 나면 덜 기쁜 법. 행복해지기 전까지만 행복할 뿐. -알랭, 행복론


내게 철학은 쥐약이라서 와닿지 않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알랭의 행복론을 알게 되었다. 영화 보기 전에 서점에 들렀다 별 기대 없이 집어든 책에서 '적당한 결핍은 쾌락을 증폭시킨다'는 문장을 보았는데 영화가 끝나고 그 문장을 곱씹게 됐다.

제목이 '다가오는 것들'인 게 마음에 든다. 만약 '떠나가는 것들, 지나가는 것들, 멀어지는 것들'이었다면 일말의 위안도 느끼지 못 했을 것이다. 예전에 '썸웨어'를 볼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애니웨어'였다면 서글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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